제대로 위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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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꼴
“법석 외 2인, 부주에게 인사드립니다.”
“오오~! 돌아왔는가?”
그는 보던 책을 덮으며 사형제들을 반갑게 맞이했다.
“허참! 내가 도굴꾼 노릇을 하게 될 줄이야!”
호천패는 조심스럽게 여인의 뼈를 추스르고 관의 뚜껑을 열었다. 관의 뚜껑은 의외로 쉽게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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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어~! 북청파에서 오신 분들이십니까?”
“그렇네. 나는 북청파의 장로직을 맡고 있는 포우자일세.”
“아! 포우자 노사님 저는 검부 문하인 현석이라 합니다.”
“그러신가?”
포우자는 가까이서 본 현석의 기도에 은은히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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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뭡니까?”
“일단 보게!”
-정묘년 구월에 원주(元州) 청인성(靑寅城)에서 천하무림대회를 여오니 귀파에서도 삼가 참가를 청하옵니다.
“허참, 오랜만에 보는 광경일세.”
등장인물이 현석에서 2대 제자들로 바뀌었지만 이런 비슷한 상황을 예전엔 심심치 않게 본적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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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선이라니? 그게 무슨 소린가?”
“아! 글씨, 제가 고기를 잡고 어굴촌으로 돌아오는디 어굴촌 앞바다에 어조도에 귀선이 있는 것을 봤다니까요!”
귀선(鬼船)은 동해(東海)의 뱃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아는 얘기였다. 언제부터인가 동해(東海)에 언제 가라앉아도
이상하지 않을 낡은 배가 떠돌아다닌 다는 것이다. 일부 용감한 뱃사람들이 그 배를 쫓아가 정체를 확인 하려
했지만 배의 속도도가 너무 빨라 번번이 놓치고 말았다. 그래서 어느 샌가 귀신이 모는 배라하여 귀선(歸線)이라
부르게 되었다. 호천패는 마대에게 다시 물었다.
부천오피철혈사자성(鐵血獅子城) 성주(城主) 무적패권(無敵覇拳) 사장량(獅張良)
목간엔 이런 내용이 적혀있었고 목패에는 앞면에는 통부(通符) 뒷면에서 철혈사자성의 상징인 철사(鐵獅)가
조각되어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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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석아!”
“예, 할아버지!”
“곧 백일이 다 되가는 구나!”
“할아버지 저는 이곳에서 좀 더 수련을 하렵니다.”
라혼은 현석의 말에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허허허, 그러네. 그러는 자네는 누군가?”
“나는 여기서 불목하니 노릇을 하며 지내는 사람일세.”
“그런가? 그런데 아까 자네가 연공하던 검술은 검부의 무공 같은데… 맞나?”
“맞네, 부운삼재검법이네!”
조식은 남의 무공을 훔쳐 배우고도 당당한 늙은이의 태도에 헛웃음이 나왔다. 그러나 노인이 건강을 위해 검을
수련한다고 해서 그냥 넘기기에 노인의 검의 운용은 부운삼재검법 오의(奧義)를 너무나 정확히 파악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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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 해노는 네가 책임져라. 미리 말하지만 해노를 제대로 챙기지 못하면 너부터 버리고 갈 거다! 알았지?”
“고마워요. 사형들!”
라혼은 방밖에서 [콤프리헨드 랭귀지스Comprehend Languages:언어이해]주문으로 그들의 말을
이해했다. 1서클Cycl [콤프리헨드 랭귀지스Comprehend Languages] 주문은 모르는 언어를 듣고
이해만 할 수 있게 하지만 말하지는 못했다. 말을 하려면 3서클Cycl [텅스Tongues:말하기] 주문이
있었지만 지근 라혼의 힘은 1서클Cycl이 한계였다. 그나마 그것도 유지하기 힘들어 아주 가끔 사용할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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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 벗의 마지막 가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았다.”
“예?”
“나는 네게 내 벗의 마지막 깨달음을 전해주려 한다.”
“아니? 할아버지?”
라혼은 너무 놀라서 입이 벌어져 침이 바닥에 떨어지지 일보직전인 현석에게 다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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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오, 이들이 수련하는 검술이 매우 특이하네? 자연의 기를 거스르지 않고 흐르는 듯한 동작과 호흡, 그리고
마나의 운용이 매우 효과적이야!’
함관검부의 독문검법(獨門劍法)인 부운검법(浮雲劍法)은 라혼에게 많은 감흥을 주었다. 그래서 아침식사가 끝나고
약간의 여가를 얻으면 부운검법을 수련했다. 부운검법의 기초인 부운삼재검법(浮雲三才劍法)부터, 오운검(五雲劍),
복운검(複雲劍)등을 차례차례 고급검법을 수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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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쏴아~! 철썩, 쏴아~! 철썩,
“이야! 이것이 바다로구나!”
“현석아. 좋으냐?”
“지석사형은 좋지 않습니까? 이곳까지 왔는데 바다도 보지 못하고 돌아가면 섭섭하잖아요!”
똑같은 회백색 무복에 검(劍)을 등에 가로질러 맨 세 청년 중 가장 앳돼 보이는 청년이 바닷가로 다가서면
짭조름한 바다냄새를 한껏 들이켰다. 그리고 호연지기(浩然之氣)가 북받치는지 크게 고함을 내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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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놈이 깨닫지 못한 알 수 없는 말은 하지마라! 검의 기본이란 치기, 찌르기, 베기다! 바로 삼재검의
태산압정, 선인지로, 횡소천군이다.”
“…….”
“그 외의 모든 검로는 바로 그 세 가지 기본기의 연장일 뿐이다. 그래서 모든 검가들이 자신들만의 오의를 담은
삼재검을 기본으로 익히는 것이다. 네가 전에 네 태사부의 마지막 검이 깨달음의 무공이라고 되물었었다. 너는
스스로 찾은 답을 왜 다른 답을 찾아 떠나려하느냐?”
현석은 할아버지의 가르침에 비로소 한 가닥 실마리를 찾아낼 수 있었다. 삼재검을 다시 수련하는 것은
부운(浮雲)을 검에 담으려하는 것이다. 가장 쉬운 삼재검에 담지도 못하면서 오운검과 복운검의 형(形)만 따라하는
것은 의미가 없었던 것이다. 아무런 말없이 가만히 생각에 잠긴 현석에게 라혼의 말은 계속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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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 이런!”
무정혈도 장막은 다시 쥐새끼 같은 화적놈이 도망치자 신법을 운용하려하자 등과 옆구리의 상처에서 어마어마한 통증이
몰려와 주춤할 수밖에 없었다. 장막은 그 즉시 품에서 약병을 꺼내 병에들 가루약을 들이마시며 통증을 가라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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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 귀선이다!”
마대는 더 이상 어조도에 접근하지 않고 어굴촌으로 노를 저었다.
“잘 생각해보아라! 네 부운삼재검법이 왜 그냥 삼재검법이라 했는지? 부운의 의미를 네 스스로 생각해내라 그런
기초적인 것도 모르고 네 태사부의 깨달음을 얻으려하는 것은 글도 모르고 과거보러가는 것과 같다.”
현석은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의 검법을 봐주던 사형들도 자신의 부운삼재검법이 겉멋만 든 검법이라고 하는 이야기를
하곤 했었다. 현석은 그것을 단순히 놀리려는 말인 줄만 알았는데 할아버지의 말을 듣고 깨달아지는 것이 있었다.
신중동오피비록 몸이 뻣뻣해서 조금 이상한 모양이 이었지만…….
“그럼 잠시 실례하세.”
“엇!”
조식은 노인답지 않은 몸놀림으로 스스로 불목하니라고 한 노인의 맥문을 쥐고 맥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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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쎄다. 한 며칠 더 두고 보자구나! 괜찮겠지 지석!”
“사형의 뜻에 따르겠습니다.”
그렇게 세 사형제는 바닷가 마을 객잔에 사흘을 더 머물렀다. 그리고 노인의 상태는 점점 좋아져 이제 홀로 거동을
할 정도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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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수인기(獸人記) [5 회]
대무도경(大武道經)
대무도경(大武道經)
일단의 무리들이 함관검부가 자리 잡고 있는 단원산(壇元山)을 오르고 있었다. 모두 똑같은 도복(道服)차림의
도사들이었다. 그들은 날렵한 몸놀림으로 산언덕을 오르는 것으로 보아 상당한 수련을 쌓은 무인들로 보였다
“사부님, 무정혈도 장막이 과연 이곳으로 올까요?”
“그건 알 수 없다. 그러나 이곳은 그가 동영으로 가는 주요길목 중 하나다. 강호인들에게 쫓기는 그의 입장에서
동인성을 장악한 북청파와 멀리 떨어져 있고, 하나의 독립된 세력이면서 힘없는 검부가 있는 함관부를 도주로로 택할
가능성이 크다.”
“그렇군요!”
“우리가 함관검부를 장막에게서 보호한다는 명분을 가지고 있지만 검부의 문하들과 충돌은 가급적 피해야한다. 비록
무정혈도가 가고 있는 고독혈마의 무급을 수습하는 것이 중하긴 하지만 동인성에 명망 높은 검협의 검부를 자극해
강호동도들에게 욕먹을 짓을 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북청파의 장로 포우자(抱遇子)는 자신의 제자를 데리고 감히 동인성을 소란스럽게 하는 고독혈마(孤獨血魔)의
무급(武笈)을 수습하기 위해 현재 그것을 지니고 자신의 근거지인 동영(東營)으로 도주 중인
무정혈도(無情血刀) 장막(帳幕)의 유력한 도주로 중 한곳인 함관부에 왔다. 그러나 이곳엔 어엿한 문파가 있었으니
그저 함관부의 마을에 머물러도 좋으나 주인의 허락은 받아야 하겠기에 검부가 있는 단원산을 오르고 있었다. 검부는
그렇게 깊은 산속에 있는 문파가 아니었다. 그래서 포우자와 그의 제자들은 금세 검부로 들어가는 입구에 다다를 수
있었다. 그러나 난감하게도 검부의 입구에는 손님을 맞는 사람이 없었다. 혼자 왔으면 상관없겠지만 무리를 이끌고
영내로 들어서는 것은 예의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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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도 천하의 수많은 문파와 무맥이 끓기고 다시 개파된다. 언제 무슨 일로 검부가 사라질지 모른다. 검부를
지키려면 우리는 우리의 실력을 키우는 도리밖에 없다. 그리고 당분간은 처우자 노사의 도움을 받아야 할 것이다.”
“…….”
“그러나 우리 검부는 이제 갓 태어난 아기나 다름없다. 그 말은 이제 시작이란 말이다. 천하에 일대에 모든 것이
갖춰진 문파는 없다. 우리에겐 천하를 오시할만한 무공은 없다. 그러나 선사께서 남기신 유운검법은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는 정종무공이다. 우리는 이 부운검법을 씨앗삼아 더 많은 결실을 얻어내야 한다.”
“부주사형, 사형의 뜻은 잘 알겠습니다. 우리는 약하지 않습니다. 나는 그것을 증명하려합니다.”
“지석의 말대로다. 우리는 우리의 실력을 증명해야한다.”
장내를 무거운 분위기가 지배하자 천성이 이런 분위기를 싫어하는 만석(萬石)이 다른 말을 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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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석아!”
“예, 할아버지?”
“너는 내 친우가 누구였는지 아느냐?”
“예, 압니다.”
현석은 해노 할아버지가 말하던 친우가 돌아가신 태사부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아니 검부의 사형제 모두 잘
아는 사실이었다. 그래서 검부의 문하들은 불목하니라하여 해노를 함부로 하지 않았다. 검협(劍俠)이라 불린
협(俠)의 호(號)를 가진 조식의 문하들답게 불목하니라하여도 노인을 함부로 하진 않겠지만 태사부가 돌아가신 지금
태사부의 말년의 벗인 해노는 검부의 어른이나 마찬가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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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석아!”
“예? 할아버지.”
“너는 검의 기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
“글쎄요? 우웅~! 검은 마음입니다.”
-따콩!
“아야!”
현석은 힘이 하나도 들어가지 않은 할아버지의 꿀밤에 매우 아픈 듯이 엄살을 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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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그 깨달음은 벗의 깨달음일 뿐이다.”
“태사부님의 마지막 무공은 깨달음의 무공이란 말씀이십니까?”
“깨달음의 무공? 뭐, 그렇다고 할 수 있지!”
현석은 해노 할아버지의 말에 흥분을 감추지 못하며 몸을 부르르 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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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저것이 내 마음속의 벽이라 생각하고 한번 넘어보는 거야!”
그렇게 현석의 빙벽 오르기 수련은 시작되었다. 현석이 그렇게 한참 얼어붙은 대관폭포를 오를 무렵 라혼은 한 가지
심공(心功) 수련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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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형! 사형! 법석사형, 지석사형!”
“왜 그러느냐?”
“지석사형, 이걸 봐요!”
“이런, 시신이 아니냐?”
현석은 지석사형의 ‘시신’이란 말에 정신이 번쩍 들어 노인의 몸을 바위틈에서 빼냈다. 그리고 가만히 맥을
짚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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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질고도 모진 것이 목숨이군.”
“어쩌죠? 사형, 우리에게 더 이상 지체할 시간이 없잖아요!”
법석도 내심 난감했다. 치료하기보다 임종(臨終)을 지켜주기 위해 데려온 노인(老人)이 잠시 의식을 회복한
것이다. 현석의 말대로 부주(府主)가 시킨 일은 마무리됐고 그대로 세 달이나 천하(天下)를 주유했는지라 이제는
진짜 돌아가 봐야 했다. 그러나 아무런 연고도 없는 기식이 엄엄한 노인을 그대로 두고 떠나기에도 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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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석은 오늘도 유운삼재검을 수련했다. 그러나 현석은 아직 젊었다. 더딘 진보는 현석이 느끼기에 자신의 무공이
퇴보했다고 느끼게 하기에 충분했다. 그래서 오운검이나 복운검 같은 다음단계의 검을 수련하기도 했다. 라혼은 그런
현석을 조용히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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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외오성(中外五省) 중 동인성(東仁省) 함관부(咸館府)의 함관검부(咸館劍府)의 검부조사(祖師劍府)
동인검협(東仁劍俠) 조식(條植)이 죽음은 검부의 제자들에겐 충격 그 자체였다. 그리고 조식이 마지막 순간 취했던
자세는 검부의 제자들에게 커다란 숙제로 남았다. 그러나 그보다 검부가 개파한지 겨우 21년이었다. 그런데 검부
내 유일한 절정고수의 죽음으로 검부의 세력약화를 피할 수 없게 되었다. 이제 검부가 살아남아 명맥을 유지하려면
태사부 조식의 마지막 오의를 얻어 2년 후 청인성에서 개최되는 천하무림대회에서 이름을 얻는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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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하군.”
“?”
“이보게 자넨 누군가?”
오늘 아침에도 쌀을 솥에 안치고 잠깐의 짬을 내어 부운삼재검법을 운용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런 라혼의 모습을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보고 있던 노인이 있었다. 나이를 짐작할 수 없는 노인은 흥미로운 시선으로 라혼을 보며 말을
걸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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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고독혈마의 무공이 담기 비급이란 말이지.”
-혈세록(血世錄).
피 냄새 진득한 빨간 주사로 쓰여져있는 제목이 유난히 선명했다.
3보(堡)는 주작보(朱雀堡), 현무보(玄武堡), 천묘보(天猫堡)로 나뉜다. 천하13파(天下十三派)는
백록파(白鹿派), 하란파(夏卵派), 태백파(太白派), 북청파(北淸派), 거금파(巨金派), 천은파(天銀派),
나이파(挪移)내파(乃派), 북산파(北山派), 가야파(伽倻派), 황토문(黃土門), 연화사(蓮花寺),
포태방(泡太幇), 풍방(風幇)이다. 24세가(二十四世家)는 강무세가(姜武世家), 앙신단가(央信檀家)
서궁세가(西宮世家), 남궁세가(南宮世家), 남예일족(南禮一族), 철권포가(鐵拳包家), 만금종가(萬金宗家),
의백최가(義白崔家), 북지박가(北智朴家), 용천이가(龍泉李家), 온성상문(溫星象門), 경흥천가(敬興天家),
평북방문(平北方門), 유포지문(流布知門), 남주죽문(南州竹門), 무산초가(武山超家), 고창골문(高唱骨門),
달피세가(達陂世家), 대연가(大燕家), 백의성가(白衣星家), 천의가(天醫家), 해황가(海皇家),
중주궁가(中主宮家), 등평육가(騰平陸家)다. 또한 군소방파의 연합체인 구중천(九重天)과 천하련(天下聯),
천지회(天地會)들의 단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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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를 가까이 대라!”
“예, 어르신!”
포대의 배가 귀선에 닿자 호천패는 발을 굴러 절정에 가까우 신법(身法)으로 좌초된 귀선위로 올랐다.
“이것 때문에 그렇게 살벌하게 싸운 모양인데 이게 뭐지?
-딱!
“나는 이미 검부의 모든 무공을 알고 있다. 거참 자신의 검법을 숨기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이 나는 이해가 안 돼.
죽은 그놈도 그러더니만…….”
“알았어요. 할게요!”
라혼은 현석의 멋들어지고 절도 있는 부운삼재검법을 보며 한숨을 쉬었다. 부운(浮雲). 바로 뜬 구름 같은 검법이
멋있고, 절도가 있으면 어쩌라는 것인지…….
“됐다! 그게 무슨 부운삼재검법이야! 그냥 삼재검법이지. 선인지로, 횡소천군, 태산압정의 3초 삼재검법에
부운(浮雲)이 붙은 것은 다 그만한 이유가 있어서야. 내가하는 것을 보고 네 삼재검법과 뭐가 다른지 찾아봐!”
그렇게 말하며 라혼은 뻣뻣한 몸으로 부운삼재검법을 시전했다. 보기에 볼품없고 어색한 동작이었지만 현석이 시전한
삼재검법과 뭔가 다른 무언가가 있었다. 그러나 아직 그 경지가 낮은 현석의 눈엔 해노의 삼재검법은 허우적임
이상으로는 해석이 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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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엉망이로군, 피는 제대로 흐르지 않고, 근육은 수축되어 쓸모가 없어졌어! 보통사람이면 죽어도 수 백번은
죽어도 할 말 없는 상태잖아! 확 죽어서 다시 환생할까?’
하지만 그 생각은 그대로 접었다. 영혼(靈魂)이 지칠 대로 지친 지금 육신(肉身)을 포기하면 그 녀석들에게
당해낼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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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구름이 바람에 거스르지 않고 흘러가듯 자연스럽게 자연에 흐르는 기(氣)에 몸을 맞기고, 구름 되어 바람
되어 검의 길(劍路)을 가노라!
그것은 검법이라기보다 하나의 춤사위였다.
-키익, 파삭!
“이런, 바닥이 삭아 너무 쉽게 부서지는 군.”
호천패는 내공(內攻)을 끌어올려 몸을 최대한 가볍게 하고 탐색을 계속했다. 그리고 곧 사람이 기거하는 내실인
듯한 곳에서 뚜껑이 덥힌 관에 엎드려는 여인인듯한 해골을 발견할 수 있었다. 호천패의 견문(見聞)으로는 알 수
없는 복장을 한 해골이었지만 그 복색이 여자의 그것 이란 건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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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압!”
-챙, 창, 깡~!
그러나 장막은 관서와는 차원이 다른 고수였다. 점점 손발이 어지러워진 관서는 환도를 크게 휘두르고 다시 냅다
뛰기 시작했다.
“일반적인 이곳의 내가심법으로는 거의 죽은 상태의 이 육신을 어떻게 할 수 없다. 하지만 서쪽 시드그람 대륙의
마법사들이 운용하는 마나를 이용하면 몸을 재생(再生) 시킬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어느 정도 마나운용이
익숙해지면 이공간(異空間) 에텔 스페이스(Ether space)도 사용할 수 있게 될 거야! 이제야 길이
보이는군.”
라혼은 죽은 나무토막과 같은 육신을 회복시킬 가능성이 보이자 외부 마나를 이용하는 마법사의 마나운용을 바탕으로
한 라혼만의 심공(心功)을 수령하기 시작했다. 라혼은 이미 1서클Cycl 마스터에 2서클Cycl 유저의
매직유저임으로 외부마나를 운용하는데 엔 별 어려움이 없었다. 그러나 이미 굳을 대로 굳은 육신의 혈맥(血脈)과
근골(筋骨)은 심공을 운용할 때 라혼에게 엄청난 고통을 안겨주었다. 마치 막혀있는 혈관을 억지로 쑤시는 그런
고통이었다. 라혼은 무리하지 않고 느긋한 마음으로 천천히 아주 천천히 막힌 혈맥을 뚫고 근골을 재생시켜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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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욱, 쓕!
몸이 뻣뻣해서 운신하기 힘들었지만 그 원리를 파악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단지 몸을 움직여
운검(運劍)하는 것은 자신이 생각이 맞는지 확인하는 작업 일뿐이었다. 그러나 라혼의 그러한 노력은 굳은 몸을
풀어주는 데에도 효과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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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허, 이것 참! 그냥 이대로 해어지려 했는데 아무래도 당분간 저들과 같이해야 하겠군. 그나저나 이곳이 칸
대륙인 것 같은데 어떻게 이곳에서 깨어났는지 원. 원래는 포트엔젤이어야 하는데……. 포트엔젤에서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이곳에선 얼마 만에 깨어났는지 알 수가 없으니…….’
이것저것 생각이 많은 라혼이었지만 일단 몸부터 회복해야 갰다고 결정하고 마음을 느긋이 했다. 경과야 어찌되었던
자신이 무사하게 살아났으니 그것으로 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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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오! 진짜 귀선이었나?”
값나가는 금붙이 몇 가지만 찾아냈을 뿐 배는 텅 비어있었다. 내심 실망을 금치 못한 호천패는 문뜩 여인의 해골이
소중하게 품고 있는 관속이 궁금해졌다. 관속에 있는 것은 시신(屍身) 외엔 없겠지만 배전체가 이국의 풍습에 의해
바다에 떠나보낸 거대한 관(棺)이라면 관속에 부장품이 있을 가능성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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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외오성(中外五省) 중 동인성(東仁省) 함관부(咸館府)에 자리 잡은 검문(劍門)이 있었으니 바로
동인검협(東仁劍俠) 조식(條植)이 개파(開派)한 검부(劍府)다. 함관부 사람들은 그저 검부라 부르지만 함관부
이외의 사람들은 함관검부(咸館劍府)라 부른다. 개파한진 이제 20여년이 흘렀을 뿐이어서 그 세는 미미하지만
절정검객인 개파조사(開派祖師) 동인검협 조식의 영향력이 강해 누구도 무시할 수는 없었다. 그리고 동인성을 한손에
틀어쥐고 있는 북청파(北淸派)의 장문인(掌門人)이 그와 소싯적 동문수학한 사이라 동인성내에서는 아무도 함관검부를
함부로 못했다. 그리고 동인검협 조식의 무공도 고강해서 큰 탈 없이 20여년이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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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송합니다. 기다리게 했습니다. 저는 법석이라합니다. 저희 부주께서 기다리고 계시니 어서 오르시지요!”
“허허 이것 참! 귀부를 너무 번거롭게 한 것이 아닌가 모르겠군요. 저는 포우자입니다.”
현석은 법석사형이 나서자 뒤로 물러서 북청파의 인물들이 검부로 오르는 모습을 지켜보다 물통을 챙기기 위해
할아버지가 기다리는 곳으로 뛰어갔다. 그러나 그 몸놀림은 검부제일에 신법(身法)의 고수인 현석답지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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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 수가, 근골과 맥이 완전히 막혀있다. 보통 같으면 운신하기도 힘들 텐데. 검공 수련까지……. 걸어 다니는
목내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나무토막 같은 몸을 하고 있다니…….’
검부조사 동인검협 조식은 정체가 어떠하든 그런 지경의 몸을 가지고 불목하니 노릇을 하는 이 노인이 어떤 면에선
존경스러웠다.
바둑이사이트오랜 친우의 문상을 온 북청파(北淸派) 장문인 처우자(處遇子)는 이미 오래전부터 검부의 부주(府主)을 맡은
소운검(所雲劍) 천석(泉石)에게 물었다.
“어, 저게? 사람?”
현석의 눈에 바위틈에 끼어있는 사람이 들어왔다. 현석은 조심스레 그곳으로 걸어갔다. 십중팔구는 지난 태풍에
희생된 자가 분명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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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스터레이션Restoration!”
라혼은 날이 세도록 부운삼재검을 연마한 현석에게 따뜻한 눈길을 주면서
[레스터레이션Restoration:회복]주문을 걸어 체력을 회복시켜 주었다. 그리고 [웨이크 업Wake
up:기상]주문으로 잠에서 깨어나게 했다.
바둑이사이트그래서 날이 세는 줄도 모르고 밤새도록 부운삼재검을 연마했다.
“할아버지?”
“오르거라!”
“예?”
할아버지는 그렇게 말하곤 등을 돌리며 종종걸음으로 그동안 기거하던 움막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현석은 그렇게
망연히 거대한 폭포수가 얼어 빙벽(氷壁)을 만든 대관폭을 올려다보았다.
바둑이사이트그러나 이내 허허로운 웃음을 흘리며 다시 물었다.
-쏴아아아아아………….
매서운 추위가 몰아치던 겨울이가고 포근한 봄기운에 녹아내린 대관폭포는 이제 그 힘찬 물줄기를 쏟아내고 있었다.
“해노, 해노, 됐어요! 해노가 여기에서 지낼 수 있게 됐어요!”
라혼은 현석이라 이름의 앳된 청년의 말을 모두 알아들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말하는 것은 아직 어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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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라? 어조도가 지금 시간엔 저렀게 크지 않은데?”
마대는 호기심에 바닷새들이 사는 어조도(漁鳥島)로 배를 몰았다. 그리고 어조도를 크게 보이게 한 무언가를 발견할
수 있었다.
‘호오! 검부에도 인물이 있었군. 저 나이에 저런 기도를 가질 수 있다니…….’
포우자는 현석이라는 젊은이와 몇 마디 더 이야기 하고 싶었지만 진언이 검부인물과 같이 돌아와 더 이상 그
청년에게 관심을 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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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해요! 대신 제가 수련 끝나고 도와 드릴게요.”
그렇게 라혼의 검부에서 생활이 시작되었다. 아침에 일어나 검부의 젊은이들이 해논 장작으로 큰 솥에 국을 끓이는
것으로 시작했다. 처음에 밥이란 걸 해보려하다 쌀을 모두 새까막게 태운바람에 국만 끓이는 것으로 일을 바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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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철들었군. 우리 막내가?”
“좋지 뭐! 이제 간식 뺐길 일이 없어졌으니…….”
그러면서 포석은 방에 숨겨놓은 간식꺼리를 가지러 갔다. 만석(萬石)과 술을 한잔 하려는데 안주꺼리가 떨어졌기
때문이었다. 만석은 아랫마을에서 구해온 화주를 꺼내놓고 안주거리를 가지러간 포석을 기다렸다. 그러나 들려오는
것은 비명소리 뿐이었다.
바둑이사이트노인은 말없이 지팡이를 잡고 몇 걸음 걷는 시늉을 했다. 그리고 청년 현석에게 돌아와 인자한 미소로 그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그럼 그 배가 어조도의 암초에 걸려 좌초한 것이 아닐까?”
“예? 맞아요! 그렇구먼요! 귀선이믄 빨라서 귀선인디 그 배는 꼼짝도 하지 않았지라!”
“크크크, 이놈아! 네가 뱃놈이냐 꼼짝도 하지 않은 배를 보고 줄행랑을 놓다니!”
“뭐여!”
-와하하하하하……………….
호천패가 돌아와 열린 잔치에 참석한 어굴촌 사람들이 모두 ‘와아~!’ 웃음을 터트리자 순진한 마대는 얼굴을
붉히며 성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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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후~! 어떠냐?”
“글쎄요? 저는 잘……?”
“에라~! 이거야 원 ‘빠당 풍’이로 구나!”
감기에 걸린 스승이 바람 풍(風)을 가르치는데 코가 막혀 제자들이 듣기에 ‘빠당 풍’이라 들렸다. 그러나 스승은
그것이 ‘빠당 풍’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기에 계속 ‘빠당 풍이 아니라, 바람 풍(風)이다’라고 했지만 코가
막혀‘빠당 풍이 아니라, ‘빠당 풍이다’라고 했다고 한다. 그래서 영문을 모르는 제자들은 계속 ‘빠당 풍’만
연발할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