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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과 몸뚱이

본문

“자,” 그가 계속얘기를 이어갔다. “뭘 가져와야 하는지를 잘 기억해 뒀지! 줄이랑 빵이다. 내가 방금 말한 저쪽에 있는 저 젊은 놈도 잘 기 억해두고. 자 어서 네 집으로 가 보거라!” “아~안녕히 계세요, 어르신.” 내가 비틀거리며 말했다. “젠장, 안녕이 넘친다!” 그가 자기 주변을 힐끔 돌아다보며 말했다. 춥고 축축한 평지가 펼쳐지고 있었다. “젠장, 차라리 개구리나 뱀장어 라면 더 좋을 텐데!” 그와 동시에, 그는 양 팔로 자신의 떨고 있는 몸뚱이를 감싸 안았다. 그 자세는 마치 양 팔과 몸뚱이를 하나로 합치려는 듯 보였다. 꽉 감 싸고 있었다. 그리곤 그가 교회의 낮은 벽 쪽으로 다리를 절면서 느릿 느릿 나아갔다. 나는 그가 걸어가는 것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가 쐐기풀사이를 헤치고 나무딸기들 사이를 헤치며 자기 길을 찾아내 안전히 통과하고 있었다. 초록색 무덤 주위에는 나무딸기들로 가득했다. 내 어린 두 눈에 “그는 마치 무덤 속에서 살며시 손을 뻗치곤 발목이 잡힌 사람들을 무덤 속으로 연행해가려는 죽은 사람들의 손을 잘 피하고 있는 사람 같이 보였다.” 그가 교회의 낮은 벽에 도착했다. 그가 벽을 뛰어넘었다. 그의 두 다 리는 마치 추위로 마비되어 뻣뻣해진 것 같아 보였다. 그때 그가 나를 찾으려는 듯 몸을 돌렸다. 나는 그가 몸을 돌리는 것을 보자마자 내 얼굴을 집 방향 쪽으로 돌리고는 정말이지 있는 힘껏 내달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내(곧) 어깨너머로 그를 되돌아보았는데, 그는 여전히 두 팔로 자기 몸뚱이를 감싸 앉은 채 강 쪽 방향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여기 저기 늪지대 속에 빠져있던 큰 돌들 사이를 자신의 불편한 두 발로 헤치며 자기 길을 찾아내 안전히 통과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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