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위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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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침 이빠이
그들의 얼굴에는 왠지 모를 희색이 어려있었다. 예로부터 강한 자는 보통 자신의 적수를
만나기 힘들기에 자신과 비등하거나 그 이상의 상대를 만나면 왠지 모를 웃음을 짓는다고
하지 않았던가. 그들이 지금 짓고 있는 웃음은 아마도 그런 의미의 미소일 것이다.
강남오피금화 1닢은 1만 지른에 해당하는 돈이었다. 100평 정도의 아주 작은 농장 하나 살 수 있을
정도의 돈……1식구가 배불리 2달 정도는 먹고 살 수 있을 정도의 돈이었다. 하지만 주인은
그 1닢조차 받으려 하지 않았다. 생명보다 갚진 것이라는 것은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으니까.
"이 1닢만은 받아주십시오. 그냥 받기엔 제가 껄끄럽습니다."
받기 전까지는 자리를 떠나지 않을 것 같아 보이는 그의 기세에 결국 주인은 어쩔 수 없이
1닢을 받아 주머니에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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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에트닌의 검집은 까다롭게 움직이며 시리안의 행동에 제한을 주었다. 머리를 향해 내려
치는 그의 검집을 시리안이 옆으로 피했다 싶으면 순간 각도가 틀어지며 그의 목을 노려오
는 경우가 다반사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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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드리겠습니다."
이 말은 지에트닌은 물론이거니와 시리안에게도 꽤나 큰 충격을 가져다주었다. 저런 펜던
트를 누가 아무 대가도 없이 준 단 말인가.
"대가 없이는 이 펜던트를 받을 수 없습니다."
시리안은 꺼려하는 눈빛으로 펜던트를 다시 주인에게 내밀어 거절했다. 주인은 펜던트를
재차 건네며 다시금 시리안을 재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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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하군요. 17이란 어린 나이에 벌써 수백만 권에 달하는 책들의 3분의 2를 외다니. 참으
로 흡족스러우시겠습니다."
"하하 뭐 그렇지요. 그나저나 오늘은 무슨 책을 찾으러 오셨습니까?"
시리안은 그 말을 듣고는 '아'하는 탄성을 흘렸다. 이야기를 나누느라 자신의 본래 목적은
까맣게 잊고 있었던 것이다.
동탄오피"하아아!!"
거대한 기합소리가 훈련장을 울렸다. 단원들은 열성적으로 훈련에 임했다. 그들의 이마에서
는 점차 땀이 흐르고 호흡이 거칠어져만 갔다. 훈련에 빠져서인지 그들은 시간이 가는 줄을
모르는 듯했다.
수원오피이 책은 5권으로 나누어져 있으며 그 안에는 수천 가지의 종류에 달하는 마물들의 초상화
와 설명이 적혀져 있다. 사실 이 책은 필자가 적어놓은 것이 아니다. 지금 그대가 보고 있는
이 글을 읽기에 앞서 간략하게 설명해놓은 이 글만이 필자가 적은 것이라 할 수 있다. 이
책은 그대들이 마물들에 대한 지식을 습득하기를 바라며 내가 한 상급 마족에게 나의 혼을
넘겨주는 대가로 받은 물건이다. 부디 그대들은 이 책을 읽고 마물들에 대한 지식을 쌓고,
그에 대한 대처 방법을 강구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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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의 시간이 지나자 그들의 시야에 폭설이 지나고 생긴 안개 사이로 흐릿흐릿하지만 한
남자가 보이기 시작했다. 180이 조금 넘어 보이는 키, 어깨뼈까지 만을 가리고 있는 조끼 같
은 갑옷과 팔목까지 와 닿는 긴 길이의 특이한 장갑, 긴 검은 머리칼을 휘날리며 천천히 기
사단을 향해 다가오고 있는 수려한 외모의 소유자, 바로 시리안 레아크린 그였다.
부산오피그 위에는 상급 마물이 있다. 상급 마물은 그 종류가 적기는 하지만 그 강함이 중급 마족
에 필적한다. 마나를 사용하여 마계에 존재하는 마법을 사용하기도 하며 그들 중에서 강한
자는 상급 마족과도 대등한 힘을 가지고 있다. 그들은 성격도 사납고 난폭한 종류가 대부분
이며 주위에 마물이 보이는 즉시 그 마물을 잡아먹어 자신의 힘을 늘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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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하다……."
라고……. 그리고 그런 말과 함께 추위로 인해 뿜어져 나오는 하얀 입김 사이로 어느 새
그의 얼굴에서는 소리 없이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힘들 텐데 그냥 누워서 들어……."
"하나 뿐인 친구를 누워서 맞이할 수야 없지……."
그는 애써 웃음을 보이면서 이렇게 말하고는 몸을 일으켜 그와 마주보았다. 그를 바라보며
지에트닌은 놀란 기색을 감출 수가 없었다. 몇 일만에 본 그의 얼굴은 생각보다도 훨씬 수
척해져있기 때문이었다. 그런 그의 기색을 보며 시리안은 살며시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
다. 하지만 그 미소에는 전혀 생기가 들어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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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은 카르세인 마을에 도착하자마자 '루카세른'이라는 술집 팻말을 보고서 곧 그 안으
로 들어갔다. 안으로 들어가 자리를 잡고 술과 몇 가지 음식을 시킨 그들은 서로 마주보고
서 한동안 가만히 앉아 시간을 보냈다. 할 말이 없어서라기보다 왠지 지금의 어색한 분위기
가 그들에게 좀처럼 말을 꺼내게 할 용기를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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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은 그 중에서 자그맣고 네모난 하나의 상자를 열었다. 그리고 그 안에서 하나의 펜던
트를 꺼냈다. 줄부터 사진을 넣을 동그란 곳까지 모두가 루비로 만들어져 있는 것, 겉으로만
보아도 비싸 보이는 펜던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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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수척해졌지……. 내가 봐도 놀랄 정도라니까. 하하핫……."
"리안 너……"
"나는 괜찮아……. 네가 무슨 일로 날 찾아온 건지도 알고 있으니까. 걱정마. 이미 마음의
정리는 거의 다 됐으니까. 1주일……1주일 동안의 휴가 기간이 끝나면 생기 있는 내 모습을
보여주도록 하지. 전쟁에서 나 때문에 패배하는 일은 없을 거야."
걱정이 가득히 담겨있는 표정으로 위로를 하려던 지에트닌의 말을 중간에 끊으며 그는 이
렇게 말했다. 그와 함께 그는 자리에서 일어서며 지에트닌을 향해 살며시 웃음을 지어 보였
다. 그 웃음은 비록 생기가 없었지만 방금 전보다는 나아 보이는 웃음이었다.
신중동오피마지막으로 최상급에 해당하는 마물이 단 한 가지 있다. '엘크리아'라는 이름을 가진 이 몸
의 크기와 형태는 언뜻 보면 인간계의 드래곤과 비슷하나 피부가 비늘로 덮여져 있는 게 아
니라 하얀 털로 덮여져있어 언뜻 보면 귀엽게도 보인다. 이들은 얼굴의 형태가 동그랗고 그
윗 부분에는 뿔이 두 개가 달려있다. 보통 때는 온순하여 가만히 보면 하얀 색의 커다랗고
귀여운 곰 같지만 화가 나서 마나를 개방하면 그 모습이 드래곤과 비슷한 형태로 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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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였다. 한 걸음씩 내딛을 때마다 발목이 눈 속 깊이 빠져 힘든 발걸음을 하고 있는 그
는 남자였다. 185cm즘 되 보이는 훤칠한 키를 가지고 있는.
"하아……."
그의 입술을 타고 하얀 입김이 흘러나왔다. 긴 은빛 머리칼이 차가운 바람을 타고 흩날렸
다.
화성시오피우선 마을의 정 중앙에 왕성이 있고, 그를 중심으로 반경 5km의 정사각형으로 이루어진
성벽이 있다. 그리고 그 성벽의 바깥에는 보통 사람들이 생활하고 있는 마을이 있으며, 또
그를 정사각형의 성벽이 감싸고 있다. 또 각각의 성벽에는 동, 서, 남, 북의 네 곳의 문이 있
다. 쉽게 말하자면 큰 □를 놓고 그 중앙에 작은 □를 얹어놓은 상태라 할 수 있었다. 그게
그 구조의 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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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으십시오. 수리엘 기사단의 단장님이시여. 일전에 당신의 기사단은 저희 마을을 구해주
신 적이 있으니 그 대가로 드리는 것이라 생각하십시오. 그 2년 전 몬스터 침입 사건 때 저
희 마을에 한시라도 늦게 왔다면 저는 물론이거니와 이 마을에 있던 대부분의 사람이 죽었
을 테니까요."
그 말을 듣고서야 두 사람은 그가 왜 이 펜던트를 주는지 이해할 수가 있었다. 하지만 그
냥 받기에는 힘든 물품이었기에 시리안은 주머니에서 금화 1닢을 꺼내어 그의 손에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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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남문에 다다름과 동시에 모든 기사단원들이 각자 오른쪽 무릎을 굽혀 땅에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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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음소리만이 조용한 성안을 울렸다. 무슨 이유에서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는 이른 새벽인
이 시간에 어딘가를 향해 걷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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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에트닌이 불안정해진 자세를 원래대로 잡으려 90°로 눕혀진 허리를 힘들게 들기 시작했
을 무렵, 곧 그의 시야로 시리안의 얼굴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렇게 시리안이 그의 눈에 들
어왔을 때에는 이미 시리안의 손날이 자신의 목을 내리치고 있을 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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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악의는 없었습니다. 단지 제가 겪은 일을 생각하면 도무지 그 시는 저로써 웃음만 나
올 수밖에 없었으니까요."
그의 이런 대답에 주위 테이블에 앉아있던 사람들 중 몇몇이 성질을 내며 그에게 다가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들은 왔다가 그의 갑옷에 새겨져있는 문양을 보고는 다시 자신의 자리
로 돌아가 술을 '벌컥벌컥'마시며 분을 삭혔다. 수리엘 기사단의 단장에게 덤볐다가는 자신
이 어떻게 될지를 몰랐으니까.
"흠……죄송하지만 구체적으로 말씀해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음유시인은 한차례 머리를 굽히며 이렇게 말했다. 그런 그의 태도에 시리안은 왠지 미안해
지는 느낌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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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 같은 머리형상과 인간의 몸. 그리고 1m20cm의 키를 가지고 있는 녀석. 그것은 바로
오크였다.
하지만 그의 얼굴에는 전혀 피곤하다거나 그런 기색이 보이지 않았다. 그저 고민하는 듯한
기색이 어려있을 뿐. 아마도 자신이 알고 싶었던 바를 찾지 못했기 때문에 그런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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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도 훌륭했습니다. 지에트닌 부단장."
지금 그들이 한말은 일명 '격식'이라는 것. 대련이 끝났을 때 진 쪽이던 이긴 쪽이던 간에
상대방에게 예의를 차리는 것이 바로 그에 포함되는 것이다. 보통의 기사들이라면 당연시
여기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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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련이 끝나자 곧 기사단원들은 다시 원래 위치로 돌아가 줄을 맞추었다. 그런 그들을 바
라보며 시리안은 단장으로써 몇 마디의 말을 내뱉었다.
한밤중이었다면 어두워서 길을 찾기가 힘들었겠지만 지금은 해가 떠오를 때, 비록 얇지만
조금은 밝아진 하늘의 빛이 창살을 통해 들어와 주변을 비추어 그가 길을 찾는 데에 별탈이
없도록 해주고 있었다. 그리고 그렇게 걸음을 내딛으며 시간이 지나 그가 도착한 곳은 거대
한 문, 바로 왕실 도서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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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갈리는 소리와 함께 두 사람은 눈 깜짝할 사이에 서로에게 다다랐다. 지에트닌의
검집이 시리안의 얼굴을 파고들었다. 시리안은 강한 기세로 자신을 파고드는 그의 검집을
가볍게 옆으로 피하고는 양손으로 그의 복부와 얼굴을 향해 몇 차례 주먹을 날렸다.
맞고사이트추천그리고 중급 마물에 해당하는 마물부터는 기본적으로 사람을 홀린다거나 하는 초능력이 각
자 한 개씩 존재한다. 그리고 하급 마물보다는 조금 더 형태적인 모습을 갖추고 있으며 좀
더 강한 힘을 갖고 있다. 그들은 마계에서는 자신보다 약한 마물을 잡아먹으며 힘을 늘려나
가고 인간계에 내려올 경우에는 자신의 초능력을 이용하여 계약을 맺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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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6년 10월 5일
크쥬신 베리오스 씀.
영혼이 사라진다는 것은 자신의 존재가 완전히 지워진다는 것. 환생조차 할 수 없게 된다
는 것, 그런 것인데 자신의 영혼을 넘긴다는 것은 아무리 굳은 결심을 다졌다해도 쉬운 일
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혼을 넘기면서까지 인간을 위하는 그를 보며 시리안은
순간 가슴이 찡해져오는 것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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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상관없잖아. 우리 정도면 웬만한 상급 마족 정도는 처리 할 수 있다고. 그런데 뭐 걱정
할게 있겠냐."
그에 시리안 역시 덩달아 얼굴에 웃음기를 흘리며 입을 열었다.
잠시 동안의 기도가 끝난 뒤 그는 다시 책을 펴고, 책장을 넘기며 마물들을 훑어보기 시작
했다. 그가 5권에 달하는 그 책들을 다 훑어보았을 때에는 시게의 초점이 12시를 가리킬 때
쯤이었다. 그가 이 도서관에 들어온 시각이 새벽 5시임을 생각하면 꽤나 오랜 시간이 지난
것이다.
바둑이사이트이들의 수명은 무한대이지만 드래곤과 같이 나이가 먹을수록 강해지는 것은 아니다. 그저
나이가 어느 정도 되면 변신을 하는데 그 때마다 힘이 강해진다. 변신에는 2차 변신까지가
있고 2차 변신에 이르면 에인션트 드래곤 이상의 힘을 발휘하여 상급 마족들조차 그들을 건
드릴 수가 없다고 한다. 하지만 번식 여부가 까다롭기 때문에 그리 많은 숫자가 존재하고
있지는 않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약 10마리의 엘크리아가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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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의 잔재가 남은 것인지 하늘에서는 아직도 약간의 눈이 내려오고 있었다. 크게 울고
나면 약간의 이슬이 눈가에 맺히듯이 말이다. 그 미약하고도 얇은 눈들은 대지를 향해 떨어
지며 나무에 내려앉기도, 땅에 쌓인 눈들과 합체하기도 하며 조금이나마 생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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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아 숲에 몬스터가 있을 리가……. 그리고 오크가 저렇게 빨랐던가?'
시리안은 눈으로 멀어져만 가는 오크를 바라보며 이렇게 생각했다. 평화의 숲이라고 불릴
정도로 이리아에는 동식물만이 존재할 뿐, 몬스터라고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는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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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들만의 전투이니까 일단은 어떻게 대열을 세워야 효과적이냐가 문제겠지.'
별로 남지 않은 전쟁. 시리안의 숙소에 도착하기 전 지에트닌은 걸음을 내딛으며 속으로
나름대로 전쟁 때 어떻게 해야하는지를 생각했다. 그러다가 그의 귓가로 문득 무슨 소리가
들려왔다.
바둑이사이트그런 그들의 눈빛은 다른 사람이 보았다면 그 자리에서 얼어 붙어버렸을 정도로 위압감이
있었다. 그렇게 그들은 짧은 시간동안 서로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다가 그들은 한 순간 눈
을 번뜩이며 서로를 향해 몸을 날렸다.
"그러실 것은 없는데……차라리 제가 처한 상황을 시로 대답해드리면 이해가 빠르시겠지
요."
"리안 하지만 그건……."
지에트닌은 이렇게 말하며 걱정이 가득히 담긴 표정을 지었다. 그런 그의 모습을 보며 시
리안은 생긋 웃음을 지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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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가십니까. 두 분, 부디 다음 전쟁에서 승전보를 전해주시기를 바랍니다."
두 사람이 출구에 다가서자 하프린은 그들에게 이렇게 말을 건넸다. 그에 시리안이 입을
열어 작별인사를 건넨다.
"술을 마시러 오신 것 같은데 괜찮다면 같이 합석해도 되겠습니까?"
음유시인의 이런 말에 시리안과 지에트닌 둘은 고개를 끄덕이며 동시에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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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그건 그렇지만."
그렇게 얘기를 나누던 둘은 어느 새 도서관의 출구에 다다랐다. 출구의 옆에는 언제나 그
랬듯이 하프린이 돋보기 안경을 끼고서 하나의 책을 보고 있었다.
"에닌……? 왜 그래? 안색이 안 좋다."
펜던트를 집어넣고는 고개를 들어 지에트닌을 바라보며 시리안은 물었다. 시리안의 말대로
그의 얼굴에는 왠지 모르게 흑빛이 어려져 있었다. 갑작스런 시리안의 말에 그는 씁쓸한 미
소를 얼굴에 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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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운파이터> 1-2화. 생기 있는 웃음(2)
"큭큭큭큭큭……."
시리안은 한 손을 이마에 짚고 이런 웃음을 흘리고 있었다. 비록 그 웃음소리는 괴이해 보
였지만 슬픔이 가득 차있는 그가 아니면 어느 누구도 낼 수 없을만한 웃음소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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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일어서라."
시리안의 나직한 한 마디에 그들은 다시 자신의 검을 들어 허리춤에 매인 검집에 집어넣고
는 동시에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리고 그 때 지에트닌이 발을 내딛어 시리안의 앞으로 다가
오고는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오랜만입니다 하프린님. 아직도 이 도서관을 지키고 계시는군요. 이제 후계자인 그 아이에
게 자리를 물려줄 때가 되지 않았습니까?"
"저야 그러고는 싶지만 아직 그 아이는 모든 도서의 위치와 내용을 3분의 2밖에 외지 못한
터라서 앞으로도 몇 년은 더 제가 이곳을 지켜야 될 것 같습니다."
그의 말에 시리안은 한차례 놀란 표정을 짓더니 말을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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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지에트닌 부단장은 시리안 단장에게 졌음을 인정합니다."
그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정적에 쌓여있던 주변은 곧 이어 터지는 기사단원들의 함성으로
인해 시끌벅적해져버렸다. 그런 와중에 시리안은 그를 향해 손을 내밀면서 얼굴에 살짝 웃
음을 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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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일이 있는 건가? 이런 중요한 때에 보통 일로 빠질 녀석이 아닌데…….'
훈련을 하는 내내 시리안은 걱정이 되는 것을 어찌할 수가 없었다. 그저 그가 돌아오기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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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그는 천천히 집안으로 들어갔다. 이 오두막집은 그녀와의 결혼
생활이 가득 담겨져 있는 그에게 있어서 많은 의미가 담겨져 있는 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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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돈을 받자 두 사람은 한 차례 고개를 숙인 뒤 문을 열고 잡화점 밖으로 나갔다. '딸랑
딸랑'하는 문소리가 들렸다. 잡화점 주인은 그들이 사라져 간 자리를 말없이 바라보고 있었
다. 금화 한 닢을 손에 꽉 쥔 채.
잡화점에서 나오자마자 시리안은 펜던트의 뚜껑을 열고서 품안에 있는 에리셀의 초상화를
꺼내어 그 위에 얹혀놓았다. 그녀의 긴 빨간 머릿결이 주위의 루비색과 너무도 어울렸다. 그
런 연유로 시리안은 가격을 물어볼 생각도 않고 이것을 달라고 했던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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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그의 앞에서 웃음을 잃지 않았었다. 그가 잠에 들었을 때야 거
실로 나가서 고통의 신음소리를 흘리는 그녀, 그렇게 고통스러운데도 자신에게 걱정을 주지
않기 위해서 웃음을 보여주었던 그녀……. 그런 그녀를 위해 자신은 아무 것도 해줄 수가
없었다. 그저 그녀가 오늘 이 묘비에 묻힐 때까지 위로해주고, 울고 싶지만 애써 웃음을 보
여주는 것밖에 자신은 할 수가 없었다……. 그는 그렇게 자신을 질책하며 눈물을 흘렸다. 그
녀의 묘비 앞에서.
그렇게 한참동안 눈을 맞으며 멍하니 서있던 그는 순간 그녀의 묘비 앞에 무릎을 꿇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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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그러시도록 하십시오. 술이란 여러 사람이 같이 먹을수록 더욱 흥겨운 법이니까요.
단 그것은 전쟁에서 살아남아서 오셨을 경우에 한해서입니다. 전쟁이란 언제 목숨을 잃을지
모르는 것이니까 말입니다. 부디 두 분다 어느 경우에도 방심하지 마시고 꼭 살아 돌아오시
기를 빌겠습니다."
하프린은 걱정이 담긴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다. 어쩌면 이것이 그와 두 사람의 마지막 만
남이 될지도 모르는 일이었기 때문이었다. 그에 시리안은 살며시 웃음을 흘리며 마지막 인
사를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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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에트닌 라스란……맞아……?"
지에트닌이 들어 온지 한참이 지나고서야 처음으로 그의 입에서 나온 말이었다. 별 의미가
있는 말이 아닌 그저 누구인지를 묻는 데 이렇게 오래 걸린다는 것은 곧 지금 그의 심정이
어떤지를 대변했다. 하지만 그 말은 지에트닌에게 있어서 결코 의미가 없는 말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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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들 또한 나이가 많지는 않습니다. 올해로 21……그저 그런 일을 겪었다 뿐이지 우리
가 경험한 일 또한 지극히 작을 뿐입니다."
시리안의 말에 음유시인은 얼굴에 가득히 미소를 지었다. 이런 생각을 가진 사람……그리
고 이렇게 아름다운 외모를 가진 사람을 만난다는 것은 음유시인이 시를 짓는데 상당한 도
움이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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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 리가……. 그렇다면 그 생물은 마물이 아닌 다른 생물이란 말인가?…….'
"시리안 여기서 뭐해? 이제 3시간 후면 훈련 소집 시간이라고. 단장인 네가 미리 집합 장
소에 나가있어야지. 응? 너 왠지 안색이 안 좋다. 무슨 일 있어?……."
언제 나타났는지 시리안의 어깨를 '툭'하고 치며 지에트닌은 이렇게 말했다. 고민에 정신이
팔려있던 시리안은 그에 갑자기 어깨에 전해져오는 충격을 느끼며 한 순간 눈을 크게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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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으실 대로……."
합석을 함과 동시에 음유시인은 궁금한 게 많았는지 시리안에게 질문공세를 하기 시작했
다. 지에트닌은 그저 그것을 바라보며 가끔 몇 마디의 말을 꺼낼 뿐 별다른 말은 하지 않았
다. 그렇게 시간은 흐르고 흘러서 해가 저물어 밖은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바둑이사이트그런 곳에 오크라니, 그것도 보통 오크의 몇 배나 됨직한 빠르기를 지니고 있는 녀석이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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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할 것 없다 에닌. 네가 보듯이 나는 많이 괜찮아졌으니까 이 정도면 3주일 후에 있을
전쟁에서 별탈은 없을 거야."
그의 말에 지에트닌은 눈가에 얕은 미소를 띄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