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전술 분석/움짤] '가짜 공격수 vs 가짜 수비수' 유로 2012 스페인 vs 이탈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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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델 보스케 감독은 파브레가스 선수를 가짜 공격수로 내세운 폴스 나인 전술로 경기에 나서게 됩니다. 사실 스페인이 폴스 나인 전술을 사용할 것이라는 건 어느정도 예상되던 바이기도 했는데요. 당시 스페인의 핵심 멤버들 대부분이 바르셀로나 선수들이었고, 바르셀로나 이적 후 첫시즌을 보내며, False 9 전술을 경험함과 동시에 바르셀로나 선수들과 호흡을 맞춰왔던 파브레가스 선수를 주전 공격수로 택할 것이라는 게 많은 전문가들의 예상이기도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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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스페인과 달리 이탈리아의 프란델리 감독은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전술을 들고나왔습니다. 4231 혹은 433 전술로 나설 것이란 전문가들의 예상과는 달리 데로시 선수를 3백의 스위퍼로 포진시키는 352 포메이션을 들고 나온 것이죠. 이탈리아가 3백 전술을 사용할 것이라는 걸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이유는 스페인의 예상 전술이 False 9 전술이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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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442 포메이션과 같은 투톱을 사용하는 팀들이 대다수였습니다. 그로 인해 2명의 공격수를 수비하기 위해 3명의 수비수를 배치하는 3백 전술을 사용하는 팀들 또한 상당했죠. 2명의 공격수를 3명의 수비수가 마크하기 때문에 수적 우위를 가진 상태에서 수비를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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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시간이 흐름에 따라 투톱이 아닌 원톱을 사용하는 팀들이 늘어나게 되었고, 자연스레 3백이 아닌 2명의 중앙 수비수를 배치하는 433 4231 같은 포백 포메이션이 유행을 이루게 되었죠. 1명의 공격수를 3명이나 붙어서 마크하기에는 수적 낭비가 심하다는 이유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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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lse 9 전술은 가짜 공격수가 중앙 수비수 중 한명을 유인하여 공간을 창출하고 창출된 공간으로 다른 선수들이 침투하는 공격 형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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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피를로 선수를 전담 마크할 시 팀의 빌드업 자체가 어려움을 겪는다는 건 이미 퍼거슨 감독이 박지성 선수를 통해 검증한 사실이기도 했고, 델 보스케 감독 또한 당연히 피를로 선수를 철저하게 마크하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파브레가스 선수가 미드필더 포지션에 주로 위치했었기 때문에 3명의 수비수를 굳이 후방에 배치시킬 필요가 없었던 프란델리 감독은 가짜 수비수 데 로시 선수를 이용해 이러한 상황을 역이용하기 시작합니다.
상대팀의 원톱 포지션에 아무런 선수가 위치해있지 않다는 것은 반대로 생각하면 중앙 수비수들에게 별다른 압박이 가해지지 않는다는 것을 뜻하고 그렇다면 본래 미드필더로서 패스 능력이 뛰어난 데 로시 선수가 아무런 압박을 받지 않고 롱패스로 빌드업을 시전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것이 바로 폴스 나인 전술의 약점을 역이용한 프란델리 감독의 첫번째 묘수입니다. 이는 실제로 엄청난 효과를 낳았고 데 로시 선수는 이 날 이탈리아 선수들 중 가장 많은 패스 횟수를 기록하기에 이릅니다.
[이탈리아 패스 횟수]
1위. 데 로시 : 53회 (롱패스 13회)
2위. 키엘리니 : 49회 (롱패스 6회)
3위. 모타 : 41회 (롱패스 2회)
4위. 피를로 : 39회 (롱패스 9회)
프란델리 감독의 묘수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데로시 선수는 적극적인 오버래핑을 통해 피를로 선수에게 자유를 부여하기도 했는데 원톱 스트라이커가 없는 스페인의 전술이었기 때문에 역습에 대한 부담이 적은 이탈리아였고, 데 로시 선수가 오버래핑을 해도 키엘리니와 보누치 선수가 후방을 지켜주기 때문에 데 로시 선수는 마음놓고 오버래핑을 시도할 수 있었죠.
이는 스페인 선수들 그리고 델 보스케 감독에게 상당한 혼란을 부여하게 됩니다.
본래 스페인의 수비 전술은 파브레가스 선수가 미드필더 진에 가세하여 중원에서 수적 우위를 가져감과 동시에 피를로 선수를 적극적으로 압박해 빌드업을 방해하는 형태였을텐데 피를로 선수를 압박하면 데 로시 선수가 롱패스를 시전하고
그렇다고 3백의 스위퍼인 데 로시 선수를 압박하자니 원톱 공격수도 없는 상황이라 그것도 여의치 않고. 한순간만 피를로 선수를 놓쳐도 위협적인 전개가 진행됐는데, 피를로 선수에 더해 데 로시 선수까지 신경써야 하니 스페인 입장에선 굉장히 곤란한 상황에 놓이게 된 것이죠.
여기에 더해. 프란델리 감독은 중원 싸움에서 최대한 밀리지 않기 위해 수비시에 발로텔리 선수를 공격형 미드필더자리에 포진시켜 적극적으로 수비를 주문하기까지 했습니다.
발로텔리 선수는 이 경기에서 56분 동안 1개의 태클과 3개의 인터셉트를 기록했는데, 90분을 소화한 이탈리아 3백 선수들의 인터셉터 평균 기록이 5.3개라는 것을 감안했을 때 이는 실로 엄청난 기록이며, 그가 프란델리 감독의 주문을 아주 명확하게 소화해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결국 스페인은 별다른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어내지 못한 채 무득점으로 전반을 마무리 하였고, 후반전에 들어서자 이탈리아가 먼저 공격적인 교체 카드를 꺼내듭니다. 수비적인 기여도는 높았으나 보다 득점에 치중하기 위해 발로텔리 선수를 빼고 보다 득점에 특화된 선수인 디 나탈레 선수를 투입한 것이죠. 그리고 프란델리 감독의 교체 전술을 곧바로 효과를 발휘하여 무려 교체 투입 3분만에 디 나탈레 선수가 득점에 성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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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실바 선수가 오른쪽 공격수 포지션으로 복귀하는데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실바 선수가 가짜 공격수 포지션에
위치하고, 파브레가스 선수가 오른쪽 공격수로 포지션을 변경한 경우도 상당히 많았죠.
적절한 포지션 스위칭은 상대 수비진에 혼란을 불러일으키기 마련이고, 이 작전은 멋지게 성공하여 스페인도 곧바로 동점을 기록합니다.
이후 양팀이 결승골을 넣기 위해 점점 공격적으로 나서게 되자 이번에는 스페인이 교체 카드를 통해 전술적 변화를 가져옵니다. 이탈리아의 철저한 대비로 인해 폴스 나인 전술이 잘 통하지 않자 밀집 수비를 무너뜨리는 가장 효과적인 전술 중 하나인 측면 돌파 후 크로스 전술을 사용하기 위해 클래식 윙어 헤수스 나바스 선수를 투입한 것이죠. 보다 단순하고 직선적인 축구를 시도한 것이며, 이는 곧바로 효과를 발휘하기 시작했습니다.
또한 이탈리아가 공격적으로 나섬에 따라 자연스레 수비 라인이 올라올 수 밖에 없었고
그 뒷 공간을 공략하기 위해 정통 스트라이커이자 라인 브레이킹에 능한 토레스 선수를 투입하였고, 단번에 여러 번의 찬스를 만드는데까지는 성공하지만 ...
빨강 토레스가 아니라 파랑 토레스였던 시절이라.. 좋은 찬스들을 모조리 놓치고 맙니다.
그렇게 두 팀은 결국 추가 득점에 실패하며 1:1로 경기를 마치게 되죠.
첫경기부터 이러한 멋진 경기와 기량을 펼친 양팀은 결국 결승전에서 다시 한번 맞붙게 되는데요, 조별리그 1차전과는 달리 스페인이 4:0으로 완승을 거두면서 유로 2008, 2010 남아공 월드컵, 유로 2012까지. 메이저 대회 3연패라는 전무후무할 기록을 남기게 됩니다.
스페인은 어떻게 빗장 수비를 선보이던 이탈리아를 상대로 무려 4골이나 터뜨렸는지, 이탈리아는 어째서 1차전과 달리 대량 실점을 허용했는지 1차전 분석 영상과 비교해보시면서 결승전을 관람하시는 것도 하나의 즐거움이 될 것 같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