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칼럼]자전거 타기와 균형감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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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기문 SNL파트너스 대표 변호사
필자는 2014년 봄 춘천지방법원장으로 부임한 후 자전거 타기를 시작해 법원 가족들과 함께 강원도 곳곳을 라이딩하며 그 매력에 흠뻑 빠져든 적이 있다. 춘천은 자전거 타기에 아주 적합한 도시다. 공지천에서 시작해 의암호 둘레길 그리고 북한강, 남한강으로 이어지는 자전거길은 편안히 만들어졌을 뿐 아니라 주위 풍광이 뛰어나 한번 시작하면 그 매력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자전거는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눈'이라고도 한다. 자동차로 다닐 때에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비로소 보이기 시작하는 것이다. 실존주의 철학자이자 소설가인 시몬 드 보부아르(1908~1986년)도 자전거에 홀린 사람 중의 하나다. 그래서 소설 `타인의 피'에서 “저 아름다운 노란색 안장에 앉아 두 손으로 핸들을 잡으면 천국이 따로 없을 거야”라고 말한다.
자전거를 잘 타기 위해 필요한 것은 `균형감각'이다. 좌로나 우로 치우치지 않고 곧바로 달려야 넘어지지 않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균형감각은 자전거를 탈 때에만 요구되는 것이 아니다. 특히 법관이 법대에서 재판을 할 때 절실히 요구되는 것이지만 성숙한 민주사회를 이루기 위해 모든 시민이 갖춰야 할 덕목이다.
오늘날 우리 사회에는 극단적인 주장을 하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사회적 이슈가 생길 때마다 내 편 네 편으로 갈라져 수꼴이니 좌빨이니 하면서 서로를 배척하고 백안시하는 경향이 많다. 세대 간의 대화가 단절된 지 오래다. 한쪽만의 진리가 어찌 영원한 진리가 될 수 있으며, 어찌 내가 항상 옳다고만 할 수 있을까? 특히 그 견해가 합리적인 근거를 갖추고 있으면 모를까 우리 사회에는 진영 논리에 따라 감정적으로 자기 주장만을 고집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른바 내로남불이라고 하는데 똑같은 상황인데도 내 편인 경우와 상대편인 경우에 적용하는 잣대가 다른 그것이다. 성경에 나오는 바리새인이 대표적인 예로, 예수는 당시 사회 지도층이었던 바리새인들의 이중성을 지적하면서 “회칠한 무덤 같으니 겉으로는 아름답게 보이나 그 안에는 죽은 사람의 뼈와 모든 더러운 것이 가득하다”고 꾸짖었다.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은 지나친 자식사랑으로 인해 자녀의 문제에 관해 자신의 원칙을 어기는 경우가 많다. 그로 인해 적지 않은 공직후보자가 청문회를 거치면서 낙마하기도 했다.
자전거는 앞바퀴와 뒷바퀴가 조화를 이뤄야 안전하게 나아갈 수 있다. 이처럼 우리 사회도 진보와 보수, 좌파 우파 등 상반된 두 개의 견해가 모두 필요하다. 문제는 두 견해의 바람직한 조화와 균형이다. 동양에서는 예로부터 중용의 미덕이 강조돼 왔다. 중용은 군자의 도리로 극한으로 치닫지 않는 삶의 태도를 가리킨다. 서양의 아리스토텔레스도 마땅한 정도를 초과하거나 미달하는 것은 악덕이며, 그 중간을 찾는 것이 참다운 덕이라고 설파했다.
필자는 자전거의 매력에 빠진 후 전국의 자전거길을 따라 국토를 순례하고 있다. 한강, 금강, 낙동강, 섬진강, 영산강 등 5대 강변의 자전거길은 세계에 내놔도 자랑할 만하며, 제주도나 동해안의 해변길도 아름답기 그지없다. 바라기는 모든 국민이 자전거 타기를 통해 자신의 건강을 지키고 우리 국토의 아름다움에 대한 자부심을 가질 뿐만 아니라 균형감각을 익혀 조화롭고 안정된 선진 민주사회를 속히 이뤘으면 좋겠다.
외부 기고는 본보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성기문 SNL파트너스 대표 변호사
필자는 2014년 봄 춘천지방법원장으로 부임한 후 자전거 타기를 시작해 법원 가족들과 함께 강원도 곳곳을 라이딩하며 그 매력에 흠뻑 빠져든 적이 있다. 춘천은 자전거 타기에 아주 적합한 도시다. 공지천에서 시작해 의암호 둘레길 그리고 북한강, 남한강으로 이어지는 자전거길은 편안히 만들어졌을 뿐 아니라 주위 풍광이 뛰어나 한번 시작하면 그 매력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자전거는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눈'이라고도 한다. 자동차로 다닐 때에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비로소 보이기 시작하는 것이다. 실존주의 철학자이자 소설가인 시몬 드 보부아르(1908~1986년)도 자전거에 홀린 사람 중의 하나다. 그래서 소설 `타인의 피'에서 “저 아름다운 노란색 안장에 앉아 두 손으로 핸들을 잡으면 천국이 따로 없을 거야”라고 말한다.
자전거를 잘 타기 위해 필요한 것은 `균형감각'이다. 좌로나 우로 치우치지 않고 곧바로 달려야 넘어지지 않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균형감각은 자전거를 탈 때에만 요구되는 것이 아니다. 특히 법관이 법대에서 재판을 할 때 절실히 요구되는 것이지만 성숙한 민주사회를 이루기 위해 모든 시민이 갖춰야 할 덕목이다.
오늘날 우리 사회에는 극단적인 주장을 하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사회적 이슈가 생길 때마다 내 편 네 편으로 갈라져 수꼴이니 좌빨이니 하면서 서로를 배척하고 백안시하는 경향이 많다. 세대 간의 대화가 단절된 지 오래다. 한쪽만의 진리가 어찌 영원한 진리가 될 수 있으며, 어찌 내가 항상 옳다고만 할 수 있을까? 특히 그 견해가 합리적인 근거를 갖추고 있으면 모를까 우리 사회에는 진영 논리에 따라 감정적으로 자기 주장만을 고집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른바 내로남불이라고 하는데 똑같은 상황인데도 내 편인 경우와 상대편인 경우에 적용하는 잣대가 다른 그것이다. 성경에 나오는 바리새인이 대표적인 예로, 예수는 당시 사회 지도층이었던 바리새인들의 이중성을 지적하면서 “회칠한 무덤 같으니 겉으로는 아름답게 보이나 그 안에는 죽은 사람의 뼈와 모든 더러운 것이 가득하다”고 꾸짖었다.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은 지나친 자식사랑으로 인해 자녀의 문제에 관해 자신의 원칙을 어기는 경우가 많다. 그로 인해 적지 않은 공직후보자가 청문회를 거치면서 낙마하기도 했다.
자전거는 앞바퀴와 뒷바퀴가 조화를 이뤄야 안전하게 나아갈 수 있다. 이처럼 우리 사회도 진보와 보수, 좌파 우파 등 상반된 두 개의 견해가 모두 필요하다. 문제는 두 견해의 바람직한 조화와 균형이다. 동양에서는 예로부터 중용의 미덕이 강조돼 왔다. 중용은 군자의 도리로 극한으로 치닫지 않는 삶의 태도를 가리킨다. 서양의 아리스토텔레스도 마땅한 정도를 초과하거나 미달하는 것은 악덕이며, 그 중간을 찾는 것이 참다운 덕이라고 설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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