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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문

본문

그가 내 멱살을 잡아당겼다. 그가 나를 빤히 쳐다보았다. 나는 그가  내게 처음 했었던 그 말 “네 녀석의 모가지를 따 주겠다.”라는 말을 떠올리기 시작했다.
“아저씨처럼 옷을 입고 있었어요. 아시잖아요. 그 옷. 다만 그 분은 모자를 쓰고 있었어요.” 내가 달달  떨면서 설명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리고요.” 나는 조바심을 내며 아주 조심스럽게 이 말을 덧붙였다. “그리고 줄(쇠사슬을 자르는 데 사용하는 연장)을 빌리고 싶어 할 똑같은 이유가 있어보였어요. 어젯밤 대포소리 못 들으셨어요?”
“그렇지 어제 사격이 있었지!” 그가 스스로에게 말했다.
“그 소리를 확실히 듣지 못하셨다니 놀라워요.” 내가 대꾸했다. “저희 집에서도 들렸는데. 저희 집은 여기서 더 멀어요. 게다가 그때 우리집 문은 다 잠겨  있었어요.”
“젠장, 그걸 왜 이제야 알아챘지!” 그가 말했다. “들어봐라! 이놈의 평지에 혼자 있는 자식에게는 말이다. 그것도 생각이 모자라고 속(위)이 비워 있는 자식, 이  같은 추위와 추격에 고통 받고 있던 자식의 귀에 밤새 울리는 건 대포소리이고 밤새 들리는 건 그 자식을 추격하는 소리다. 들리느냐? 그 자식 눈에 보이는 건 새빨간 코트를 입고 횃불을 들고서 수색하고 있는 병사들의 둥근 원이다. 그 자식 귀에 들리는 거라곤 누군가가 번호(죄수번호)를 부르는 소리 ‘꼼짝 마라’며 외치는 소리, 머스킷총(19세기에 사용된 서양 옛날 총)들이 덜거덕거리는 소리, 그리고 이렇게 명령하는 소리다. ‘준비 총! 바쳐 총! 저 놈이 꼼짝 못하도록 총을 겨누고 있게 제군들!’ 그리곤 체포되는 거지. 그리곤 없어! 제기랄. 어젯밤에 내가 본 한 무리의 추격대만 하더라도 아예 그냥 땅을 뚫고 순서대로 나오더군. 젠장. 내가 다 세었단 말이야! 정확하게 백 명이었어. 그리고 그 놈의 대포소리는 또 어떻고! 날이 밝은 후에도 이놈의 안개가 그 지같은 대포소리로 진동하는 것을 내가 다 보았단 말이야! 그런데 그 자식 말이다”
그는 지금까지 내가 거기에 있다는 사실 조차 잊은 듯이 말을 했었다. “그 놈에게서 뭔가 주목할 만한 것은 없더냐?”
“그의 얼굴에 심한 멍이 있었어요.” 내가 알고 있다는 것을 전혀 모르고 있던 내용까지 기억해내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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