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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북한 무력 도발 규탄” vs 야“정부·군 대책 마련 촉구” 5일 오전 10시 국회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 심사 안건에는 ‘북한의 연이은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행위 중단 및 재발방지 촉구 결의안’(민홍철 더불어민주당 의원 대표발의)과 ‘북한의 지속적인 핵과 미사일 도발 규탄 및 재발 방지 촉구 결의안’(백승주 자유한국당 의원 대표발의) 등 북한의 무력 도발과 관련한 여야의 결의안이 동시에 올려졌다. 여야 발의안의 북한 무력 도발을 규탄한다는 큰 틀의 내용은 같았지만 세부적인 내용은 서로 달랐다. 여권의 발의안은 9·19남북군사분야합의 이행 촉구 등 북한의 무력 도발을 규탄하는 내용이 전부였다. 하지만 야권의 발의안에는 북한의 무력 도발 규탄과 함께 정부의 유엔안보리회의 소집 노력과 북한에 레드라인(대북 정책에서 포용 정책을 봉쇄 정책으로 바꾸는 기준선) 천명 등 정부와 군당국에 대한 요구안도 포함했다.

북한의 눈치를 보는 탓에 한미연합훈련의 명칭도 정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하태경 의원은 “이날부터 한미연합훈련늘 시작했는데 이번 훈련 명칭이 있느냐”고 묻자 정정관은 “한미간 협의를 진행해야 한다”고 답변했다. 하 의원이 “훈련을 시작했는데 명칭도 없다. 아기가 태어났는데 이름도 없이 키우는 꼴”이라고 말하자 정 장관은 “명칭을 저희는 대략 정했지만 한미간에 합의 내용이다. 명칭보다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답했다. 하 의원은 “국민은 군은 믿는데 장관을 못믿다. 북한 눈치보느라 동맹이라는 이름을 못넣는다”며 “장관 탓에 군사기강이 해이해졌고 국민의 자존심이 뭉개졌다”고 꼬집었다.

야권에서는 또 미국 정부에 대한 국회의 메시지를 함께 담아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은 “여야가 같은 취지의 결의안을 낸 것에 대해 고무적이지만 현 시점에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결의안에 빠져있다”며 “그것은 바로 미국을 향한 메시지”라고 말했다.

이어 “김정은 북한국방위원장이 미사일을 무차별로 발사하는 이유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미사일을 발사해도 된다고 얘기했기 때문”이라며 “이러한 트럼프 대통령의 안이한 발언은 국회에서 단호하게 깊고 넘어가야 한다. 한국과 미국은 동맹이란 국회의 목소리를 결의안에 담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방위원장인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사안이 엄중한 만큼 의원들이 제시한 의견을 잘 검토해 여야가 제시한 결의안을 단일안으로 결의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북한 눈치 보느라 한미연합훈련 명칭도 못정해 심사 안건 상정에 이어 진행된 질의 시간에는 정부와 군당국을 겨냥한 야권 의원들의 날카로운 질문 공세가 이어졌다. 이주영 자유한국당 의원은 “정경두 국방장관이 지난달 31일 열린 국방포럼에서 ‘우리를 위협하고 도발한다면 북한 정권과 북한군은 당연히 적’이라고 발언해 주목 끌었다”면서도 “지난 5월 이후 북한이 총 다섯 차례의 미사일 발사를 이어오고 있는데 이는 남북군사분야합의를 위반한 것이냐. 또 정부가 우려 수준의 대응만 하고 있는데 단 한번이라도 항의나 성명을 발표한 적이 있느냐”고 물었다. 정경두 장관은 “북한의 행위는 군사분야합의 취지에 벗어나고 군사적 긴장도를 높이도록 행위로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고 답변했다. 이주영 의원은 또 “정부와 군당국은 탄도미사일로 봐야 할 것 불상미상 발사체로 보고 있고 방사포로 봐야 할 것을 탄도미사일이라고 우기고 있다. 북한의 신형무기 동향을 하나도 몰랐다”고 강조했다. 정 장관은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에 대한 추가적인 분석을 하고 있다. 대부분 신형 탄도미사일로 보고 있지만 북한이 신형 무기라고 주장하고 있어 살펴보고 있다”며 “탄도미사일로 보고 있는 부분은 한미 군당국이 최종적으로 분석해서 나온 결과”라고 설명했다.

“군사합의 위반에도 경고 한번 안해” vs “강대국 상대로 주권 의지 과시” 정부와 군당국이 북한의 대변인 노릇을 하고 있다는 질책도 있었다. 박맹우 자유한국당 의원은 “공군대장과 합참의장을 거쳐 국방부 장관까지 화려한 스펙을 지난 정 장관의 그간 언행을 살펴보면 충격을 받을 정도로 실망스럽다”며 “주적에 대한 답변과 북한 목선에 대한 거짓말 등 사사건건 북한을 변호하고 있다. 대한민국 안보를 장관으로서 (자질이)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군사분야합의를 해놓고 북한이 엄청난 위반을 했는데 정부와 군당국은 제대로 경고 한번을 안했다. 무장해제당한 채 (북한에) 당하고만 있다”며 “정부와 군당국은 그렇게 대응해왔고 북한을 대변하는 듯하다”고 비난했다. 이에 민홍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안보국회를 야당이 주장해 열었다. 하지만 국방부 장관이 북한을 대변하고 있다는 발언은 국가 안보에 대한 모욕”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국방위원장의 수석대변인이라는 말도 안되는 발언의 맥락에서 얘기하는 것 같은데 해당 발언을 철회하고 사과하라. 해당 발언은 장관 개인에 대한 모욕일 뿐더러 전 군인에 대한 모욕으로 국방위의 품격을 떨어트린다”고 격양된 모습을 보였다. 여권에서는 국가 안보와 관련해 정부와 군당국의 대응이 괜찮았다며 두둔하는 반응도 나왔다. 김종대 정의당 의원은 “손자병법에는 ‘훌륭한 장수는 이겨놓고 싸운다’는 말이 있다. 안보는 무형의 자산으로 자신감이 안보의 절반 이상”이라며 “연초부터 우리나라가 많은 일 겪었지만 지금처럼 안보가 성공한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동해 국방한계선(NLL)에 북한 어선이 침범한 것이 400회를 넘는다. 과거에 이랬다면 연평해전이 두 번은 일어나야 정상으로 단 한 건도 일어나지 않았던 것은 해군 역사상 최초”라며 “정부와 군당국을 격려해야 한다. 러시아 전투기의 영공 침범도 아주 적절히 대응했고 대한민국 100년 역사를 통틀어 일본과 러시아 등 강대국을 상대로 주권의 의지를 과시한 점이 자랑스럽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부와 군당국은 북한 무력 도발에 따른 전술핵 재배치 및 일본의 화이트리스트(수출 심사 우대국 명단) 배제 조치와 관련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연장에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정 장관은 “전술핵 재배치를 전혀 검토한 적이 없다”며 “지소미아 관련된 부분도 자체의 효용성보다 동맹국 관계 등 복합하게 얽혀 있는 부분이 많다”며 “(지소미아 파기는) 매우 신중하게 결정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밝혔다.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북한의 무력 도발과 일본의 수출 규제·화이트리스트(수출 심사 우대국 명단)배제 등 안보·외교 현안을 놓고 여야가 맞붙었다. 여권은 북한 일본 미사일 도발과 일본 수출 규제에 정부와 군당국의 대응이 대체로 적절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야권은 정부와 군당국의 대응이 적절하지 못했다며 정부와 군당의 대응을 질타했다. 특히 야권에서 ‘정부와 군당국이 북한을 대변하고 있다’는 발언이 나오자 여권에서는 ‘모욕적인 발언으로 즉각 철회하고 사과하라’며 신경전도 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