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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의 브렉시트 강행 계획이 21일 또 한 번 제동에 걸렸다. 이로써 10월 31일 유럽연합을 반드시 떠나겠다는 존슨 총리의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존 버커우 하원의장은 이날 영국 의회에서 열린 개원연설에서 영국 정부가 추진한 브렉시트 합의안과 관련한 ‘의미있는(meaningful) 투표’를 거부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하원에서 “내 결정은 그것이 오늘 논의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라며 “그렇게 하는 것은 반복적이고 혼란스러울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합의안 표결 문제는) 48시간 전에 이미 결정된 일”이라고 덧붙였다.

존슨 총리는 지난 19일 의회에서 브렉시트 합의안이 보류되자 21일 합의안에 대한 의미 있는 투표를 하겠다면서 합의안 재추진을 시도했다. 앞서 영국 하원은 존슨 총리가 내놓은 EU와의 브렉시트 합의안 표결을 보류하는 대신 브렉시트 이행과 관련된 법률이 정비될 때까지 합의안 승인을 연기하도록 한 브렉시트 수정안을 먼저 표결에 부쳐 찬성 322표, 반대 306표로 통과시켰다.

수정안에 따라 합의안 표결이 힘들어지자 이름만 달리해 사실상 의회에 합의안 찬반을 물었다. 브렉시트 시한인 이달 31일이 가까워오는 가운데 브렉시트가 재연기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서둘러 표결 일정을 잡은 것이다. 보수당 탈당파, 극소수 야당 등의 지지로 승산이 있다는 판단도 깔려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보수당을 탈당했던 앰버 러드 전 고용연금부 장관은 “나와 당을 나온 많은 의원들이 존슨의 안을 지지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버커우 하원의장의 표결 거부로 또 한 번 제동이 걸렸다. 그의 합의안 표결 거부는 예상된 바 있다. 버커우 의장은 존슨 총리의 합의안 표결 재추진에 대해 “레트윈 수정안을 무력화하거나 제거하려는 명백한 목적이 있다”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바 있다.

이 때문에 존슨 총리 측은 존 버커우 하원의장이 표결을 거부할 수 있다는 전망에 대해 하원은 브렉시트 합의안 표결에 임할 수 있는 기회를 즉시 부여받아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또 하원 일부에서 브렉시트 합의안에 관세동맹을 추가하려는 시도에 대해 브렉시트를 좌절시키려는 ‘절차적 꼼수’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브렉시트 합의안이 영국 의회에서 통과하지 못하면서, 향후 브렉시트도 또 한 번 안갯속으로 들어갔다. 존슨 총리 측은 이날 합의안 재표결이 무산되면서 다음날인 22일 바로 이행 법률 투표를 거쳐 다시 합의안 승인 표결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통해 이달 31일까지 브렉시트를 마친다는 전략이다.

버커우 하원의장의 표결 거부 전 EU 27개국 정상들은 존슨 총리의 브렉시트 추가 연기 요청을 두고 논의에 들어갔지만 합의안을 둘러싼 영국 정치권의 입장이 분명해진 뒤 어떤 조치를 취할지 결정할 전망이라고 영국 가디언 등이 21일 보도했다. EU 외교관과 관계자들은 ‘노딜 브렉시트’를 막기 위해 모든 노력을 한다는 EU 정상들의 주요 목표에는 변함이 없다고 전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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