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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쓴 홍콩 시위대 다시 거리로…지하철역에 화염병 투척도(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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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령 퇴직자들 48시간 연좌농성…"시위 참가자는 줄어"

12일 거리로 나온 홍콩 시위대[EPA=연합뉴스]

(선양=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홍콩에서 시위대의 마스크 착용을 금지하는 '복면금지법' 시행 후 두 번째 주말을 맞은 12일에도 마스크를 쓴 시위대가 거리로 나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복면금지법'에 반대하는 시위대는 검은 복장에 마스크를 쓰고 카오룽 반도의 침사추이에서 삼수이포까지 행진했다.

시위대는 "홍콩해방, 우리 시대의 혁명", "홍콩인들이여, 저항하라", "마스크를 쓰는 건 범죄가 아니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시위대는 성조기와 영국 국기 등을 손에 들었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얼굴 사진으로 만든 가면을 쓴 시위 참가자도 눈에 띄었다.

이날 행진은 경찰의 허가 없이 진행됐으며, 행진 시작 후 시위대는 인도를 벗어나 도로 위를 걸으며 차량 흐름을 방해하거나 도로 교차로에 바리케이드를 세우기도 했다.

경찰은 이날 오후 3시(현지시간)께 카오룽 퉁 지하철역 안으로 화염병이 날아들었으며, 다행히 다친 사람은 없지만 역사 시설이 심각히 훼손됐다고 밝혔다.

다른 지하철 역사 입구에도 화염병으로 불이 붙은 모습이 포착됐다.

화염병으로 불이 붙은 홍콩의 한 지하철역 입구[로이터=연합뉴스]

블룸버그 통신은 경찰을 인용해 일부 시위대가 청사완에 있는 정부 건물에 난입해 불을 질렀다고 전했다. 또 시위대가 친정부 성향의 상점과 은행들을 훼손하기도 했다.

AP 통신과 DPA 통신은 이날 수천 명이 시위에 참여했다면서도 지난주 집회보다 참여자 수가 줄었다고 평가했다.

한편 '은발 행진참가자'라고 자칭하는 약 200명의 노령 은퇴자들이 완차이의 경찰청사 앞에서 경찰 폭력에 항의하며 48시간 연좌 농성에 들어갔다고 EFE 통신이 전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가면을 쓴 시위참가자[로이터=연합뉴스]

가톨릭 홍콩교구장인 존 통 혼 추기경은 이날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평화를 호소하면서 경찰을 향해 "법을 준수해야 경찰에 대한 사람들의 신뢰와 존경이 회복될 수 있다"고 말했다고 SCMP는 전했다.

그는 시위대를 향해서도 "요구가 충족되지 않으면 실망하는 게 당연하다"면서도 "증오는 폭력만 키울 뿐이며, 이는 문제를 더 큰 상처로 만든다"고 밝혔다.

홍콩 시위는 지난 6월 9일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로 촉발된 후 민주화를 요구하고 반중국 성격을 띠면서 만 4개월 넘게 이어지고 있다

시위대는 현재 ▲송환법 공식 철회 ▲경찰의 강경 진압에 관한 독립적 조사 ▲시위대 '폭도' 규정 철회 ▲체포된 시위대의 조건 없는 석방 및 불기소 ▲행정장관 직선제 실시 등 5가지를 모두 수용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bs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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